
의료 인공지능(AI) 기반 방사선치료 소프트웨어 기업 온코소프트는 최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AAPM | COMP Annual Meeting 2026’에 참가해 AI 자동 컨투어링 소프트웨어 ‘온코스튜디오(OncoStudio)’와 개발 중인 입자치료계획시스템 ‘온코플랜(OncoPlan)’, 두 제품에 적용된 AI Agent 기술인 ‘온코에이전트(OncoAgent)’를 선보였다.
AAPM | COMP Annual Meeting은 미국의학물리학회(AAPM)와 캐나다의학물리학회(COMP)가 공동 개최하는 국제 학술행사다. 의학물리학자와 방사선치료 연구자, 의료기관 및 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해 방사선치료와 의료영상 분야의 연구 성과와 기술 개발 동향을 공유한다.
온코소프트가 AAPM 전시에 참가한 것은 2024년 이후 올해가 세 번째다. 앞선 전시에서 온코스튜디오를 중심으로 AI 자동 컨투어링 기술을 소개했다면, 올해는 치료계획과 AI 기반 업무 자동화까지 제품 범위를 확대해 선보였다.
치료계획시스템 ‘온코플랜(OncoPlan)’ 첫 공개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공개된 핵심 기술인 ‘온코플랜’은 현재 중입자치료에 특화해 개발 중인 치료계획시스템이다. 환자 영상과 종양 및 정상장기 정보를 바탕으로 방사선의 조사 방향과 선량 분포를 계산하고 치료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다.
중입자치료는 탄소이온과 같은 무거운 입자가 체내 특정 깊이에서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전달하는 특성을 활용한다. 정상조직의 불필요한 선량을 줄이면서 종양에 높은 선량을 전달할 수 있지만, 입자선의 물리적·생물학적 특성을 치료계획에 정밀하게 반영해야 한다.
온코소프트는 온코플랜을 통해 중입자치료 계획에 필요한 선량 계산, 계획 최적화 및 검증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탄소이온 치료계획 기능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연구기관과 의료진의 요구를 반영해 양성자치료를 포함한 다른 입자치료 영역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입자치료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제한된 기관에서만 시행되고 있어, 전시 전에는 시장의 관심도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학회 기간 여러 국가의 의학물리학자와 연구자들이 부스를 찾아 온코플랜의 시연을 확인하고, 선량 계산 방식과 치료계획 과정, 향후 개발 방향 등에 대해 질문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재 연구·개발(R&D) 단계인 온코플랜은 향후 임상 적용을 위한 상용화 및 인허가 절차를 밟으며 시스템 검증과 기능 고도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컨투어링과 치료계획을 연결하는 ‘온코에이전트(OncoAgent)’
온코플랜과 함께 현장의 관심을 받은 기술은 온코스튜디오와 온코플랜에 적용된 온코에이전트다.
온코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요청을 바탕으로 방사선치료 과정에서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능과 데이터를 연결하고, 여러 단계의 작업 수행을 지원하는 AI Agent 기술이다. 기존 의료 AI가 특정 영상에서 정상장기나 병변을 분할하는 개별 기능에 집중했다면, AI Agent는 복수의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능을 연계해 사용자의 업무 흐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방사선치료에서는 환자 영상에서 종양과 정상장기의 경계를 구분하는 컨투어링을 시작으로 영상 처리, 치료계획 수립, 선량 검토, 결과 확인 등의 과정이 이어진다. 병원 환경에 따라 각 단계에서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데이터를 수동으로 옮겨야 해 반복 작업과 추가적인 확인 절차가 발생할 수 있다.
온코소프트는 온코에이전트를 통해 온코스튜디오의 자동 컨투어링과 온코플랜의 치료계획 기능을 연결하고, 의료진이 보다 직관적으로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AI Agent가 단순히 결과를 생성하는 것을 넘어, 방사선치료 과정에서 여러 기능과 작업을 연결하는 방식이 소개됐다. 시연을 확인한 의료진과 연구자들은 반복 업무 자동화와 향후 임상 워크플로우 적용 가능성, 의료진의 검토 과정에서 AI가 담당할 수 있는 역할 등에 관심을 보였다.
온코소프트는 AI Agent가 의료진의 판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작업과 데이터 처리 부담을 줄이고 의료진이 임상적 판단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숙한 북미 시장…기술 관심 넘어 객관적 도입 근거 중요
온코소프트는 이번 AAPM을 통해 AI Agent와 치료계획 자동화 기술에 대한 초기 관심과 함께, 북미 시장 진입을 위해 필요한 과제도 확인했다.
북미 의료기관 상당수는 이미 자동 컨투어링과 치료계획 검토, 품질관리 등을 위해 다양한 상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제품이 도입되기 위해서는 기술의 정확도뿐 아니라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성, 의료진의 수정 및 검수 부담 감소, 업무시간 단축, 비용 효율성 등을 객관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현장에서도 AI Agent의 기술적 방향에 대한 관심은 높았지만, 실제 도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는 기존 제품과 비교한 성능, 임상 업무 개선 효과, 현지 의료기관의 사용 사례 등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온코소프트는 이를 바탕으로 기술의 정확도와 임상적 유용성을 보여주는 비교 연구를 확대하고, 제품 도입 전후의 업무시간과 수정 부담, 워크플로우 개선 효과 등을 정량화할 방침이다.
기존 소프트웨어를 사용 중인 의료기관뿐 아니라 새롭게 설립되거나 치료 장비를 확장하는 암센터, 새로운 AI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제품 검증과 연구 협력도 추진한다.
온코소프트 관계자는 “AI 기술 자체에 대한 관심만으로는 실제 제품 도입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기존 업무 방식과 비교해 어떤 임상적·운영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객관적인 근거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장 반응 바탕으로 제품 검증·글로벌 협력 확대
이번 전시에서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의료진과 연구자들이 온코플랜과 온코에이전트의 데모를 확인하고, 치료계획 과정과 임상 워크플로우 적용 방식, 향후 개발 방향에 관한 의견을 공유했다. 기존 온코스튜디오 사용자들과도 실제 사용 경험과 개선 요구사항을 논의하며 제품 고도화를 위한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김진성 온코소프트 대표는 “온코플랜을 글로벌 시장에 처음 공개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중입자치료라는 제한적인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함께 있었다”며 “예상보다 많은 의료진과 연구자가 데모를 확인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이어가면서, 온코소프트가 제시한 AI 기반 방사선치료 기술의 방향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온코소프트는 이번 AAPM에서 확인한 요구를 바탕으로 온코플랜과 온코에이전트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정확도와 업무 효율 개선 효과를 객관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연구와 제품 검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학회에서 만난 글로벌 의료기관 및 연구자들과도 후속 논의를 이어가며 공동 연구와 데모 기회를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번 전시에서 얻은 관심과 의견을 실제 임상 근거와 제품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다음 과제”라며 “오는 9월 보스턴에서 열리는 ASTRO 2026에서도 온코소프트의 제품 확장 방향과 글로벌 사업화 전략을 보다 구체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