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온코소프트 대표 인터뷰
AI기반 방사선치료 SW 개발 기업
조사시간 대폭 줄인 온코스튜디오
세브란스 등 13개 병원서 사용 중
"목표는 글로벌 1위···내년 IPO 신청"
이런 의문이 꼬리를 물던 중 ‘없으면 만들면 되지 않나’ 하는 의욕이 솟구쳤다. 김 대표가 온코소프트를 창업하며 경영자의 길로 들어선 계기다.
온코소프트는 ‘온콜로지(Oncology·종양학)’와 소프트웨어의 합성어다. 소프트웨어로 암을 정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고선량의 방사선을 조사해 암세포를 죽이는 방사선치료는 암세포 주변의 정상조직을 보호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다. 정밀한 방사선치료 계획을 세우려면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의 영상자료를 토대로 정상 장기와 암조직의 윤곽을 본뜨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장기별 조사되는 방사선량을 예측하고 정밀한 방사선계획이 이뤄진다. 이 과정을 전문용어로 영상 구획(컨투어링)이라고 한다.
온코소프트가 출범 직후 개발에 착수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등급 의료기기 인·허가를 취득한 온코스튜디오는 AI 기반 자동 컨투어링 소프트웨어다.
의료진에 의해 일일이 수동으로 이뤄지던 컨투어링 작업 시간을 자동화해 작업시간을 90%가량 단축시켰다.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의 의료용 버전인 셈이다.
온코스튜디오의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길게는 1~2일까지 걸리던 작업 시간을 수분 이내로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정확도도 높다.
온코스튜디오는 식약처 허가 후 밈·코어라인 등 글로벌 경쟁 제품 대비 높은 정확도와 임상 유효성을 증명하며 국내외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온코스튜디오는 현재 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13개 병원에 판매돼 임상에서 사용 중이다. 데모 버전까지 합치면 국내 도입기관이 50곳이 넘는다.
양성자, 중성자가 암치료에 활발히 시행 중인 가운데 노바티스가 개발한 방사성의약품 ‘플루빅토’의 국내 상륙이 임박해지며 AI 기술에 대한 관심은 한층 높아졌다. 암진단 분야에는 이미 AI 기술이 깊숙이 들어왔다.
지멘스·GE헬스케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방사선 치료 솔루션 보유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도 온코소프트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온코소프트는 AI에 기반해 방사선치료 계획을 돕는 온코플랜, 치료 관련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온코플로우, 암환자의 임상 의사결정을 돕는 온코팔래트 등 방사선치료 과정을 혁신한 AI 소프트웨어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온코스튜디오의 해외 인허가를 획득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작년 8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현지 병원 및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100억 원 이상 규모로 진행 중인 시리즈B 투자 유치를 통해 인력 충원 및 후속 서비스 개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그는 “올해 연매출 20억 원을 찍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면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며 “내년 상반기에는 예비 상장심사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